주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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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술자리에서 받기 싫은 술잔을 돌릴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10. 19. 07:00
외국 맛 칼럼니스트가 한국에서의 음주 예절 다섯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첫째, 양손으로 술을 따르고 받아라. 둘째, 술을 마실 때는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서 마셔라. 셋째, 다른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되, 스스로 자기 잔에 술을 따르지 말라. 넷째, 첫 잔은 다 함께 마시려고 노력해라. 다섯째, 모든 규칙을 완벽하게 지켜야 한다고 걱정하지 말라. 당신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해도 한국인들은 좋게 생각할 것이다.” 외국인이라면 이 중에서 세 번째 규칙을 보고 갸우뚱할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술 마실 때 상대의 술잔이 비면 얼른 그 잔을 채워주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어른이 빈 술잔을 건네면 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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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밥·국·반찬을 한꺼번에 먹을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9. 21. 07:00
1997년 11월에 내한한 미국 팝가수 마이클 잭슨이 전주비빔밥을 먹어본 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한국 국적의 항공기에서는 외국인에게 소개할 대표적인 한국 음식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선보였습니다. 반찬이 마땅치 않거나 입맛이 없을 때 혹은 빨리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비빔밥입니다. 하지만, 비빔밥만큼 한국 음식에서 열량이 높으면서 과식하게 되는 음식은 없습니다. 한 그릇에 여러 반찬을 넣어서 비벼 먹다 보니 실제 포만감을 주는 양보다 더 먹게 되고 참기름, 고추장, 소금으로 간을 하다 보니 짜게 먹게 됩니다. 가끔 별미로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한식에서 김치가 빠질 수 없는 ‘기본 반찬’이라면, 비빔밥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끼니 음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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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 상 가득 차려 놓고 여럿이 찌개와 반찬을 같이 먹을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8. 24. 00:00
외국의 음식과 건강 칼럼니스트에게 한국 음식을 먹는 방법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모든 반찬이 공용이다.’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물었더니 한식 음식점에 가면 밥 한 공기와 국 한 대접만 개인용이고, 다른 음식은 대부분 함께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반찬 공용’ 식사 방식은 그다지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 ----> 일본의 문화 인류학자 이시게 나오미치는 세계 각 지역의 공동체에서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할 때의 상차림 방식을 과 , 그리고 과 으로 나누었습니다. 설명과 쉬운 이해를 위해 편의상 원문의 용어를 다음과 같이 바꿔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은 으로, 은 으로, 은 으로, 은 으로 전환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상차림은 여러 명이 참석한 식탁에서 개인별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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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힘들게 양반다리로 앉아서 식사를 할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7. 20. 07:00
요즘은 아파트가 주거형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방 안에서 밥상 주위에 앉아서 식사하기보다는 부엌에 식탁과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하는 형태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한정식집이나 시골 외갓집이나 본가를 명절에 가게 되면 어김없이 밥상 주위에 앉아 양반다리를 하고 식사를 하게 됩니다. 한국을 방문해 한식 음식점의 방에 앉아서 외국인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겉보기에는 맛있게 음식을 먹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다리에 쥐가 나서 정신이 없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공동체 내에서 통용되는 식사 자세는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익혀온 일종의 사회적 습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식사 자세는 어떤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주거형태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한옥’에서 살았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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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같이 먹읍시다.여울다이어트 2018. 6. 22. 07:00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 이 말만큼 한국인이 자주 사용하면서 잘 지키지 않는 ‘빈말’도 드뭅니다. 자신이 늘 먹는 집밥에 숟가락 한 개 더 얹어 놓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했던 말이지만, 막상 초대를 받은 사람들은 진수성찬이라도 대접받을까 걱정하여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어머니들의 마음도 그랬습니다.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집에 온 손님에게 끼니때를 따지지 않고 “진지 잡수셨는지?”하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들만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이웃이나 친구 등 자주 만나는 사람들도 볼 때마다 “밥 먹었냐?”라고 묻습니다. 이 말은 사람들 사이에 일종의 인사말이었습니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절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말이었다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친구로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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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오른손 한 손으로 사용할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5. 28. 07:00
중세시대 유럽인들이 식사 때 포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손에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즉, 신(God)이 세상을 창조하면서 모든 것에 제 역할을 부여했는데 그중 손은 음식을 먹는 데 사용하라는 뜻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이후에야 유럽의 귀족들과 프랑스혁명 이후 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식탁에서 포크는 없으면 안 되는 식사도구가 되었습니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의 땀과 침이 자신의 몸에 묻으면 오염된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행위 역시 ‘깨끗하지 않는 것’으로 여깁니다. 식기와 식사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가공된 식기 대신에 바나나 잎 같은 자연물을 식기로 이용합니다. 식사도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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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식사 후에 꼭 커피를 마실까?여울다이어트 2018. 5. 7. 07:00
19세기 말에야 '디저트'란 개념이 식탁에 자리를 잡습니다. 영어 ‘디저트(dessert)’라는 말은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본래 ‘차려진 것을 치우다(to de-serve)’라는 뜻의 동사 ‘데세르비르(desservir)’의 분사가 명사가 된 것입니다. 식후에 먹는 음식이 디저트였습니다. 보통 디저트라고 하면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러시아식 서비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연회에서 주요리 이후에 나오는 가장 마지막 코스의 음식을 가리킵니다. 나라마다 디저트 음식의 종류는 다르지만 대체로 단맛이 나는 음식·과일과 커피·와인·음료 등이 포함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케이크·쿠키·비스킷·페스트리·아이스크림·푸딩 같은 단맛을 내는 음식 자체를 디저트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들 디저트는 코스 요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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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식당에서 자리에 앉으면 수저통에서 젓가락과 숟가락을 꺼낸 후 냅킨 한 장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올려놓을까?여울다이어트 2018. 3. 3. 09:00
1990년 이전에 골목에는 외식으로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들이 많지 않았고 학교 앞 분식집들이나 작은 규모로 운영되던 중국집, 국숫집. 백반집 등이 있었습니다. 음식 맛에 대한 표준이나 식자재 관리 및 고객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초등학교 졸업식 후 으레 짜장면과 군만두를 먹으러 가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이후 1990년 초부터 골목 시장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해외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대거 확대되면서 외식 산업이 발달하게 됩니다. 이때 골목에서 경쟁력이 없는 손맛 위주의 분식집들은 퇴출이 되고 그나마 오랜 기간을 대형으로 해온 음식점들은 대기업 및 해외 프랜차이즈 체인점과 경쟁하는 구도를 이루게 됩니다. 냉면집, 한정식집, 대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