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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오른손 한 손으로 사용할까요?여울다이어트 2018. 5. 28. 07:00반응형반응형
중세시대 유럽인들이 식사 때 포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손에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즉, 신(God)이 세상을 창조하면서 모든 것에 제 역할을 부여했는데 그중 손은 음식을 먹는 데 사용하라는 뜻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이후에야 유럽의 귀족들과 프랑스혁명 이후 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식탁에서 포크는 없으면 안 되는 식사도구가 되었습니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의 땀과 침이 자신의 몸에 묻으면 오염된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행위 역시 ‘깨끗하지 않는 것’으로 여깁니다. 식기와 식사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가공된 식기 대신에 바나나 잎 같은 자연물을 식기로 이용합니다. 식사도구도 따로 쓰지 않고 오른손 한 손으로만 음식을 집어서 먹습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해 왔는데 송나라 때부터는 숟가락의 사용 빈도가 적어지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보조 식사 도구로 사용되었고 젓가락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국물이 있는 찬이 적어지고 만두와 같은 밀가루 음식이 즐겨 먹으면서 변화하게 되는데 명절에 TV에서 하는 특선 중국 무협영화를 보면 젓가락을 이용해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명나라 이후에는 국수를 많이 먹으면서 젓가락의 사용빈도는 늘어납니다.
일본은 지금도 젓가락을 많이 사용합니다. 끈기가 많은 차진 쌀이 재배되었기 때문에 곡물밥을 먹을 때 숟가락을 사용하면 오히려 밥알이 숟가락에 달라붙어 불편했습니다. 일본인들은 젓가락만으로 식사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젓가락으로 한 번 집은 음식은 한 입에 다 넣을 수 있도록 음식 재료와 크기를 작게 만들어 요리했습니다.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탕 그릇이 작고 가볍습니다.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에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주로 나무 식기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나무 식기는 가볍고 열전도율이 낮은 편이라 뜨거운 밥이나 국을 담아도 자기나 놋그릇과 달리 그리 뜨겁지 않아 손으로 들고 입에 가까이 댄 채 젓가락으로 먹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반도에서는 고대 중국의 청동으로 만든 숟가락과 젓가락이 스테인리스 스틸 젓가락과 숟가락으로 그 재질만 바뀌었을 뿐 지금까지도 두 가지 식사도구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의 숟가락은 어떤 모습으로 이어져 왔을까?
조선시대의 왕은 독살을 우려해 은으로 만든 숟가락을, 양반들은 놋쇠로 만든 무겁고 비싼 숟가락을, 평민들은 나무로 만든 숟가락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버드나무로 만든 숟가락은 왕실, 양반 그리고 평민들 사이에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예전 사람들은 어른이 숨을 거두어도 혹시 깨어날지 몰라서 하룻밤 동안 시신을 별도의 방에 모셔둔 후 이튿날 시신을 씻기고 수의를 입혔습니다.
수의를 다 입힌 다음에 상주는 망자가 저승으로 갈 때 필요한 엽전이나 쌀을 시신의 입에 넣었습니다. 이때 버드나무 숟가락을 사용했습니다. 버드나무가 귀신을 물리쳐 저승까지 잘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숟가락의 길이와 모양, 특히 깊이와 형태 등은 그 시대의 곡물의 양이나 국이나 반찬 등의 식사 형태에 따라 편리한 쓰임새로 변화되어 사용됩니다.
서양인이 보는 한국인의 젓가락과 숟가락 사용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젓가락 하나로 생선 요리나 심지어 길쭉한 배추김치를 재빨리 가르고, 동치미 국물에 담겨 있는 잘게 썬 무를 찾아내서 콕 집어 건져 먹는 모습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실제 같은 동양권인 중국인, 타이완인, 일본인, 베트남인이 한국에 와서 한국식 젓가락을 무리 없이 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한국의 젓가락은 금속으로 만든 게 대부분이라서 음식을 집기가 어렵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젓가락이 가늘고 납작하여 손에서 잘 미끄러지고 조절하기가 까다롭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젓가락의 사용이 아이들 두뇌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양손에 하나씩 잡고 식사를 하는 서양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음식을 먹을 때 한 손에 숟가락, 다른 손에 젓가락을 사용해야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은 오로지 한 손, 그것도 주로 오른손으로만 숟가락과 젓가락을 번갈아 가며 사용합니다. 왜 굳이 한 손으로만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할까요?
한국인들이 한 손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유학’과 연결 지어 설명합니다. 숟가락으로 밥과 함께 탕, 국, 찌개를 먹고 젓가락으로 다른 반찬을 먹는 습관은 고대 중국의 <주례>에 나오는 예법과 매우 닮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철저하게 주나라의 예법을 모범으로 삼아 식사를 했다는 점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손으로 사용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유교에서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죽은 자와 산 사람의 연결고리로 삼습니다. 밥과 탕을 중심으로 하는 구성되는 유교식 제사의 상차림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은 조상 신령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한식 상차림이 밥과 국, 그리고 마른반찬과 국물이 있는 반찬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국이나 국물이 있는 반찬을 먹으려면 숟가락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도 역시 밥과 함께 국을 먹는데, 왜 그들은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을까? 또 다른 주장이 있습니다.
고려시대는 물론 조선시대 사람들이 금방 열이 전달되는 이런 식기를 직접 손으로 들고 먹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곡물로 지은 밥과 국물 음식을 먹는데 숟가락은 빠질 수 없는 도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요사이 한국인들도 스텐 수저를 예전과 같은 쓰임새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쌀밥을 먹을 때 아예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만 사용하기도 합니다. 차진 쌀밥으로 이름난 일본 품종의 쌀에 찹쌀까지 섞어 압력밥솥에서 밥을 지어야 맛있다고 생각하는 요즈음 한국인은 마치 일본인처럼 젓가락만으로 밥을 떠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숟가락의 활용도도 줄어들어 이제는 국, 찌개, 전골 등 국물 음식을 먹을 때 젓가락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식 한창 차림의 식사 패턴이 이젠 간단히 먹는 식사 패턴으로 바뀌고 주식이 쌀에서 밀가루 음식인 국수, 라면과 빵으로 상당 부분 달라지면서 숟가락의 사용빈도는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족끼리 모여서 외식 또는 집밥을 먹을 때면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놓고 오른손 한 손으로 번갈아 가면서 사용합니다.
-주영하의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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